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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후기

양찬 - Homeward EP앨범 작업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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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찬 작성일19-08-18 18:24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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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 친구에게 배운 기타와 처음 산 스마트폰에 딸려온 녹음 어플 덕분에 20대 중반부터 곡을 습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음학에 대해 문외한인 저에게 곡을 쓴다는 것은, 오랜 유학생활에서 느꼈던 아픔과 고민들을 나다운 방식으로 담아내고 가끔 소수의 지인들에게 들려주며 서로 흐뭇할 수 있는, 다소 정제된 형태의 일기를 쓰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언제부턴가 조금더 많은 사람들과 음악이라는 모양의 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년을 미루고 미루다가, 큰 맘을 먹고 브리즈뮤직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익숙치 않은 분야에 대해 지나치게 의문이 많은 성격이라 첫 미팅부터 질문들을 빼곡히 모아서 갔는데 왕두호 실장님은 제 질문 공세에 쉽사리 지치지 않으시더군요. 오히려 제 눈높이에 맞추어 차근차근 그리고 논리적이고 명료하게 설명해주셔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두번째 미팅에서 40여곡에 달하던 제 곡과 초안들을 하나하나 듣고 나눠주신 코멘트들을 적어둔 종이도 아직 가지고 있구요.
 첫 미팅에서부터 앨범 발매 이후까지 제가 일관적으로 감탄했던 부분은, 실장님의 프로와 아마츄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공감능력 그리고 프로정신을 넘어선 장인정신이었습니다. 앨범에 포함될 곡들을 추리는 과정에서 도진 제 결정장애를 비롯해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음악적 언어의 부재, 정말 죄송할 정도로 부족했던 노래 실력(이 부분에 대해서만 글을 써도 후기가 열 개는 나올 겁니다), 편곡과 녹음과 믹싱과 마스터링과 유통의 모든 과정에 대한 낮은 이해도와 (무식하면 용감하기에) 그에 반비례하는 고집 등등--아마츄어 의뢰인이라면 아마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을 결점에 대해서 실장님은 항상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공감하고, 또 해결책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지 않고 치열하게 고민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상업성, 대중성의 지표가 명확하지 않은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제게 과분한 세션 아티스트 분들 및 감독님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고, 후회가 없을 때까지 많은 방향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제 첫 앨범이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본 시점에서 되돌아 보건대, 브리즈뮤직을 찾아간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짧은 후기로 다 담아낼 수는 없겠지만, 브리즈뮤직은 다양한 형태의 음악적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쉼터였고, 음악을 공부한 적 없는 제가 여한없이 최선을 다하고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배움터였습니다. 실장님 뿐만 아니라 직접 감사드릴 기회가 적었던 스튜디오의 프로듀서, 세션 아티스트, 감독님들의 수고에 너무 감사드리고,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아마츄어 뮤지션들에게 브리즈뮤직이 쉼터이고 배움터이기를 바랍니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꼭 다시 브리즈뮤직의 문을 두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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